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영구·50년·국민·장기전세 등 진짜 장기공공주택 공급하라!
집값·임대료 동반상승 부추길 수 있는 리츠 장기민간임대 전면 재검토하라!
집값 떠받치기 위한 정비사업 재개발 규제완화 즉각 중단하라!

13일, 국토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서민주거안정을 비롯한 5대 정책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올 한해에만 공공주택 25.2만호를 신속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국토부가 밝힌 공공주택이 어떤 유형의 주택이냐는 것이다. 이 중 일부는 집장사 목적의 분양아파트로 보인다. 분양주택을 팔면 LH 등 주택공기업들은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분양받을 여력조차 없는 서민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건설임대주택조차 서민들을 위한 장기공공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유형들이 포함되어 있다. 5년·10년임대의 경우 집주인인 LH나 민간 임대업자는 집값 하락기 동안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시세대로 분양하여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서민 주거안정을 내세워 집값 하락기에 분양 대신 임대로 공사대금을 회수하고, 경기 회복 시 고가분양을 할 수 있게 해주므로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이라 하기 어렵다.

매입임대 주택은 집을 비싸게 사들이는 정책이기 때문에 혈세를 낭비하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위험이 크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청년 6년, 신혼부부 10년 등 입주계층에 따라 임대기간이 짧아지며 임대료도 시세를 반영하여 비싼 편이다. 

국토부는 민간분야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하여 재건축 진단·재개발 요건 등 규제를 완화하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특별정비계획 수립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막대한 개발이익을 발생시키는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그 혜택은 토지주와 개발업자들에게만 집중된다. 집값 하락기에는 토지주들에게 그 위험이 모두 전가되며, 새집을 지을 돈을 지불 할 수 없는 소유자들 또한 더 열악한 주거지로 내몰리게 된다.

개발이익을 노리고 너도나도 재개발에 나선다면 겨우 상승을 멈춘 집값은 다시 폭등할 수 있으며,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국토부는 최저 2%대 금리로 분양가 80%까지 지원하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출시한다고 한다. 결혼(0.1%p) 및 출산(최초 0.5%p, 추가 출산 1명당 0.2%p) 시 추가 금리 인센티브까지 부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상품의 구체적인 가입대상은 19~34세,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이다.

국민 세금을 동원한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을 미끼로 청년들을 빚지게 만들고, 청년들의 미래소득을 현재로 당겨와 이들의 대출을 불쏘시개로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려는 정책에 불과하다. 개발이익의 원천은 청년들의 미래소득까지 끌어온 가계부채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정책이 계속된다면 가계부채 문제 확산으로 국가경제를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만들 것이다.

주거 선택권 확대를 위해 리츠 등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신유형 장기 민간임대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인 리츠가 높은 수익률을 최우선에 둘 것이 자명하다. 결국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더욱 멀어질 것이 뻔하다. 또한 리츠가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집값상승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가 2025년을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해로 만들고자 한다면 2025년 업무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영구·50년·국민·장기전세 등 저렴한 임대료만 지불하고도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진짜 장기공공주택의 공급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경실련이 2022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진짜 장기공공주택 재고율은 4%에 불과하여 정부가 주장하는 8%와는 차이를 보였다. 장기공공주택이 충분하게 공급되면 서민과 청년층, 전세사기 피해자들까지 장기간 주거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앞장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표를 던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내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정책만을 펴다가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국토부는 서민들의 투기심리를 자극하여 빚내서 집을 사게 만들고, 건설산업을 부양시키려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문제있는 정책들은 과감히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것만이 윤석열 정부의 과오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국민을 위하는 길일 것이다.

(2025년 1월 15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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